주치의가 들은 교황의진짜 마지막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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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만 아는 교황의 마지막 말: "발을 씻어주지 못했어..."

한 인물의 마지막 말은 그의 삶 전체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그의 주치의였던 세르조 알피에리 의사가 전한 '마지막 말'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함께 교황의 삶의 정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그것은 거창한 신학적 메시지나 마지막 당부가 아니었습니다.

선종 이틀 전, 주치의와의 대화

알피에리 의사는 교황 선종 이틀 전인 4월 19일, 산타 마르타 거처에서 교황을 알현했습니다. 당시 교황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괜찮아 보였다고 합니다. 대화 중 교황은 이틀 전인 성목요일(4월 17일)에 로마의 레지나 코엘리 교도소에서 미사를 집전했던 것에 대해 큰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깊은 아쉬움이 담긴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이번에는 재소자들의 발을 씻어주지 못했어..."

알피에리 의사는 이 말이 자신이 교황에게 직접 들은 마지막 말씀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세족례'에 담긴 깊은 의미

교황이 아쉬움을 표한 '발 씻어주기', 즉 **세족례(발 씻김 예식)**는 가톨릭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 전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겨주며 보여준 **겸손과 섬김, 그리고 사랑의 모범**을 따르는 예식입니다. 특히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성목요일의 세족례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줄곧 이 세족례의 대상을 **교도소 재소자, 난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된 이들**로 확대하며 파격을 보여왔습니다. 그가 발을 씻겨주는 행위는 단순히 예식을 넘어,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과 함께하겠다는 그의 사목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동이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마음

선종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미사를 집전하고 돌아와 그가 가장 마음에 걸려 했던 것은 바로 이 '섬김의 행위'를 이전처럼 온전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자신의 건강 악화나 임박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연대의 실천**을 마지막 순간까지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의 마지막 아쉬움은 어떤 웅장한 선언보다도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생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살아왔는지, 그의 마음이 마지막 순간까지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주치의가 전한 교황의 마지막 말은 그의 삶 전체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우리는 그 따뜻했던 마음을 기억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교황 세족례 이미지
프란치스코교황 세족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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