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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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소원: 묘비명은 'Franciscus', 안식처는 성모님 곁으로

 

 

지난 4월 21일(현지시각),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었던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88세의 일기로 선종하셨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과 함께, 그가 남긴 마지막 유언의 내용이 공개되어 다시 한번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마지막 안식처와 묘비에 대한 소원은, 그의 삶 전체를 관통했던 겸손함과 깊은 신앙심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교황청이 공개한 유언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선종 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에 위치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 무덤에 묻히기를 원했습니다. 이는 베네딕토 16세, 요한 바오로 2세 등 최근의 많은 전임 교황들이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되었던 전통을 깨는 파격적인 선택입니다.

언론들은 교황이 이미 2023년 인터뷰에서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는 이곳을 마지막 안식처로 택했을까요?

"주님의 어머니 곁에서 부활을 기다리며…"

교황은 유언을 통해 그 이유를 직접 밝혔습니다.

"나는 평생 동안 사제이자 주교로서 언제나 주님의 어머니, 복된 성모 마리아께 나를 맡겨왔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육신의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안식하길 바란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로마의 4대 성전 중 하나로, 교황의 깊은 성모 신심이 마지막 소원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그는 심지어 성당 내 특정 위치(파올리나 경당과 스포르차 경당 사이 통로)까지 직접 지정하며 자신의 안식처가 이미 준비되었음을 알렸습니다. 1669년 클레멘트 9세 이후 약 350여 년 만에 마리아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이 되는 셈입니다.

무덤은 단순하게, 묘비명은 'Franciscus' 단 하나

그의 마지막 소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무덤에 "특별한 장식 없이, 단순해야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단순함과 청빈함을 추구했던 그의 삶의 태도가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묘비명에 대한 요청입니다. 그는 자신의 묘비에 오직 라틴어 이름 'Franciscus' 한 단어만 새겨달라고 유언했습니다. 교황명 외에 다른 어떤 수식어나 설명도 없이, 자신의 이름 하나만으로 기억되길 바란 그의 뜻에서 깊은 겸손함이 느껴집니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사목 활동

교황은 중증 호흡기 감염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종 직전까지 사목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입원 치료 후 퇴원하여 절대 안정이 필요했지만, 경북 산불 피해를 겪은 한국 국민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내고, 부활절 미사를 집전했으며, 미국 부통령을 만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소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남겨진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유언은 단순히 장례 절차에 대한 지침을 넘어, 그가 평생 추구했던 가치와 신앙을 보여주는 마지막 메시지와도 같습니다. 전통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깊은 신앙적 이유를 따랐던 안장 장소 선택, 그리고 마지막까지 잃지 않았던 겸손함과 단순함의 추구는 그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할 것입니다.

이제 그는 자신이 평생 의지했던 성모 마리아의 곁에서 영원한 안식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출처 코리에레델라세라
출처 코리에레델라세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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